글 번호 : 48 작성자 : skybok

오량보*의 행적


오량보*의 행적

 

 

 내가 사는 부산 동구 초량 화엄사 대광명전은 갖은

 주삼포에 우삼각 지붕

 오량보는 좌우에 둘씩넷이다

 건축 당시 경제적 이유로 용머리 제작을미뤘더니

 아직 이무기로 승천이 늦다

 

 사십구재가 있던 날 바라춤이 있었는데

 ‘쨍그랑’ 바라를 엎자

 소리의 파문에서 용녀가 뛰쳐나와 춤사위를 밟는다

 단소와 가야금이 울리는 소리의 밥과 춤이 어우러지고

 귀와 눈이 그러한 정황에 빠져들수록

 제를 받는 넋들이 고혼들이

 해탈을 얻는 것인가

 화단의 꽃들이 빙긋이 미풍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아, 보석그물로 짜인 옷

 올 사이로 그녀의 가슴이 보일듯하다가 보이지 않고

 아니 보일듯하다가 보이는 듯 하는 감흥이여

 꿈인가, 생시인가,

 

 용이 되어 함께 날다가보니 용소가 나오고

 소가 깊어 명주실 한 타래 풀어도 끝이 닿지 않는다

 

 전설과 설화의 숲을 얼마나 걸어가면

 중중모리장단을 밟다 자진모리장단으로 돌 수 있을까,

 화려한 단청

 용의 비늘 사이로

 아름다운 용궁이 보인다

 

 

 *오량보五梁 :처마 도리와 중도리, 마룻대를 동자기둥과 대공으로 받쳐서, 도리를 다섯줄로 놓은 지붕틀의 꾸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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