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번호 : 46 작성자 : skybok

산문山門의 살림살이 (시)


산문山門의 살림살이
 

 

 하늘에 가야 한다고 하늘 높이 자라던 나무는

못난 녀석이 산을 지킨다는 섭리를 몰랐다

 놈을 위리안치 하라

 불벼락이 떨어졌다

 

 죄인으로 부산 목재소까지 끌려와 수모를 당하더니

 바람과 소나무가 춤사위 밟고

 석양에 물고기가 뛰놀며

 산을 그리는 어산 처*

 도솔천 처녀의 노랫소리 은은한 곳

 

 무풍교* 옆에서 깎이고 다듬어져

 소로, 쇠서, 첨차, 익공이 되어 첩첩이 쌓여 통도사 산문

이 되었다

 

 저희를 지어 준 성파 큰 스님이 지나다 바라보시면

 산문에 걸리는 물소리를 듣고

 뜨고지는 해와 달별을 바라보는

 오가는 사람의 마음은

 이 무슨 물건인 고, 물을까

 걱정되어 반야심경을 외운다

 마음이거꾸러졌다고 하지 마셔요

 감각, 지각, 인식이 모두 비었음을말 하리다

 

  공포* 무리는이같이 살림을 살고 있었다

 

 

 

*어산 처 魚山處 : 물고기가 수면위로 뛰어오르며 산을 그리며 논다. 불교의 범패의식의 음률이 물고기가 노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어산’이라고 한다. 통도사 초입에서 사찰을 향한 솔숲은 아름답다. 게다가 석양이면 물고기가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산처가 아니랴.

*무풍교/舞風橋: 통도산 산문 바로 안에 있는 다리

*공포 栱包 :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려고 기둥머리에 짜 맞추어 댄 나무쪽



댓글 리스트

주소
부산광역시 동구 구봉중길 48-10 화엄사
전화
051-468-8080
이메일
jungtow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