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詩人 // 메주스님 고 제 웅
솔방울이 툭, 데구루루
아~야야
옥토에 떨어진 형, 누나, 그리고 동무는
가슴도 활짝 두 팔 벌리고
간다, 보폭도 넓어 무성도 하다
나는 박토의 언덕바지
모래도 아니고 황토도 아닌
바위가 풍화하다
피멍 드는 곳
그 안으로 발을 디디며 간다
큰비가 오면 토사에 휩쓸려 눕고
가뭄에 타는 목
이슬이 반가워
일어서다 넘어져
온몸이 꾸불꾸불
덕지덕지 한 상처로 옷을 입는다
저놈 왜, 저래
길짐승 날짐승도 비아냥거리고
어족도 측은히 바라보는 처량한 신세
하지만
풍진의 맛, 빛깔, 냄새를 말하는 괴상한 나무
분재로 시집가 사랑 받거나
정원수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는 사람
삶은 양/量이 아니고 질/質이다 외치며 혼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