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번호 : 23 작성자 : root

시인의 관冠


시인의 관/ 메주스님 고 제 웅

 

 

이제 시인이다

 

은관 금관을 써라

 

관을 쓰고 날개를 달았더니

 

기가 막히는 일이다

 

바지를 입어도

 

치마가 되어

 

단이 짧다

 

 

 

바람이 휙-, 얼굴이 붉어졌다

 

이를 어찌할까

 

나는 몰라

 

사랑을 당했나 보다

 

얹힌 듯이 신 것이 먹고 싶다

 

새소리

 

꽃피는 모습

 

구름 가는 소식에

 

배가 차차 부르더니

 

하늘도 노랗게 산통이다

 

 

아들딸을 낳았더니

 

샴쌍둥이 수술을 한다

 

절망도 베어내고

 

눈물도 쏟아 내면

 

등에도 어깨에도 가슴에도

 

젖 빠는 놈, 귀 빠는 놈, 목말 타는 놈

 

나그네 되어 꽃 노을 속으로 뒤뚱뒤뚱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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