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번호 : 22 작성자 : root

귀향 길


귀향길 / 메주스님 고 제 웅

 

 

용이자 했는데 이무기라서 피가 붉어서

 

승천의 그리움을 달래려 소 안으로

 

몸을 사리다가 작은 물고기 되어

 

눈물로 날개를 돋우듯이

 

비박한 중이라 괭이질, 삽질, 돌도 쌓다가 서쪽 하늘을 본다

 

얼마나 가면 오매불망 그리운 임 만날 수 있을까

 

노자도 없는데 다리가 만 근이다

 

세상에 와서 만난 인연이야

 

 

소중치 않음이 있으랴만

 

가슴은 한쪽이 비어서

 

불을 밝혀도 어둠이다

 

 

지난밤 꿈결이 사납더니 한 객승이 와서

 

원상을 그려 놓고 들어도 들지 않아도

 

몽둥이로 폐겠다 하니 어찌할 가

 

 

욕망도 집착도 쉬어버려

 

나를 쳐 죽이고도

 

불살생이 되겠다

 

 

더욱이 어버이 나를 낳기 전 내 모습을 물어

 

아지랑이

 

아지랑이

 

나는 아지랑이

 

천길만길 절벽에 갇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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